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 분노한 의대생, 전공의, 전임의, 개원의, 대학교수 등이 학교와 병원을 뛰쳐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킨 이들이었지만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화, 원격의료 등 속칭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해 잠시 동안 의사 가운을 벗은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일인 지난 14일 오후 3시, 여의대로에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또 같은 시간 부산(부산시청 시민광장), 광주·전남(김대중컨벤션센터), 대구·경북(대구스타디움 야외광장), 대전(대전역 광장), 제주(새마을금고 제주연수원)에서도 해당 지역 내 의사 및 의대생들이 집회를 기졌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의대로에만 의사와 의대생 등 1만여명이 참여해 이번 사태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와 분노를 엿보게 했다. 또 권역에선 부산 2,000명, 광주‧전남 1,000명, 대구‧경북 3,600명, 대전 1,000명, 제주 400명 등 총 8,000명(주최 추산)이 집회에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 후 소속 병원이나 학교별로 여의대로에 자리 잡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집회장에 많은 인파가 몰린 까닭에 입장하는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대집 회장은 이번 의료계의 투쟁이 ‘이기는 투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결의발언을 통해 4대악 의료정책 철폐를 위한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정부가 끝내 묵살한다면 더욱 강력한 투쟁에 들어갈 것임을 천명했다.
최 회장은 “오늘 총파업은 하루에 그치지만 이후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답변을 정부가 내놓지 않는다면 이번 달 26, 27, 28일 3일간에 걸쳐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을 단행할 것”이라며 “이를 정치적 탄압으로 맞선다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은 이번 투쟁이 어렵게 시작된 만큼 중간에 멈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의협은 ‘4대악 의료정책과 싸워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코로나를 막아낸 의사들, 그들이 지금 거리에 있습니다’ 영상을 상영하며 현장 분위기를 고취시켰다.
또 행사 중간 중간 권역별 집회 현장을 연결해 전 의료계가 한 마음으로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진 연대사에서도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인숙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은 “공공의대 신설과 공공의대 신설은 무식한 정부와 정치인들의 합작품”이라며 “이 나쁜 정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여러분이 이 정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과서 사는데 십원 한푼 보태주지 않고
의사들 보고 공공재로 부르는 정부
젊은 의사와 예비 의사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그들은 이번 사태에 크게 분노하며 총파업 및 동맹휴학, 국시 거부까지 고려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은 최근 ‘의사는 그 어떤 인력보다 공공재로 생각한다’는 복지부 관계자 발언에 분노하며 정부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끝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박 회장은 “교과서 사는데 십원 한 푼 보태준 적 없는 정부가 이제는 의사들 보고 ‘공공재’라 부른다”면서 “의사를 맨홀 뚜껑 정도의 소모품과 동일 시 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고, 우리는 그들이 의료계를 망쳐놓는 건 이제 시작이라고 확신한다. 어떤 분야든 손만 대면 엉망진창을 만들어 놓는 정부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만큼은 제발 건드리지 말라’고 명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비 의사들은 정부와 여당이 의대 정원 확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국시 거부 및 동맹휴학, 무기한 수업‧실습 거부 등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국시 응시자 대표들과 함께 응시 거부 공동 설문 문항 논의 및 제작을 마치고 이를 배포했다. 대회원 조사 후 무기한 수업 및 실습 거부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전 의대생의 동맹 휴학도 불사하겠다는 게 의대협의 각오이다.
특히 대전협은 14일 총파업 이후에도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재논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경우 레지던트 및 인턴 시험까지 거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집회 이후 30일의 기한을 두고 전공의 사직서 작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이들의 투쟁 수위가 극단으로 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한국의자의사회 윤석완 회장의 주도로 ‘현장의료 무시하는 불통정책 철회하라’, ‘덕분에로 기만 말고 존중부터 실현하라’, ‘중증외상 소아외과 기피원인 외면말라’, ‘안한다고 남 탓 말고 처우보상 개선하라’, ‘내외산호 필수의료 의학근본 대우하라’, ‘의무복무 강제전공 전문가가 노예인가’, ‘무분별한 비대면진료 국민건강 무너진다’, ‘검증없는 한방첩약 급여적용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친 참석자들은 인근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했다. 전공의 파업이 있었던 지난 7일에도 민주당 당사까지의 행진으로 집회를 마무리 한 바 있다.
‘의사여, 하나가 되어 전진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앞세운 의사들은 민주당 당사까지 행진하며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첩약 급여화, 원격의료 등 4대악 의료정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의협이 주도하는 대규모 집단휴진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사태, 2014년 원격의료 반대에 이어 2000년대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복지부에 따르면 1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3만3,836곳 가운데 휴진 신고를 한 의료기관은 총 1만1,024곳이다.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 전체의 32.6%에 해당하는 수치다.
하지만 휴가 시즌과 맞물려 파업이 진행됐기에 휴진을 한 개원의들이 실제 파업에 동참한 것인지 아니면 여름휴가 때문에 문을 닫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August 15, 2020 at 05: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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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2차 파업 예고하며 투쟁 수위 높이는 醫, 정부 응답 끌어낼까? - 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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